PC나 스마트폰을 쓰다 보면 종종 업데이트를 하라는 메시지가 뜹니다. "또 업데이트야?"라는 생각부터 듭니다.
어떤 내용이 업데이트되는지 알려주긴 해도 사실 귀찮아서 잘 안 보게 되지요. 특히 윈도우를 업데이트하려면 PC를 한참 켜 두어야 하기도 하고, 스마트폰의 경우 몇 분 간 업데이트하느라 데이터도 쓰고 업데이트하는 동안 해당 앱을 못쓰기도 합니다. 성질 급한 저 같은 분은 화딱지가 나서 아마 "지금 업데이트하시겠습니까?" 물어보면 “나중에”를 누르기도 합니다
그리고 업데이트됐다고 해서 앱이 크게 바뀌는 것 같지도 않고, 지금 이대로도 좋은데 굳이 업데이트를 해야 할까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업데이트는 매! 우! 중요합니다. 프로그램 자체 개선의 목적도 있지만 보안 쪽에서도 아주 중요하거든요.
쉽게 설명해볼게요.
지금 제가 고구마를 찌기로 합니다.(저는 밤고구마 좋아해요) 그래서 제 찜통에는 고구마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누가 제 고구마들 사이에 ‘고구미’라는 이상한 작물을 하나 넣어뒀습니다. 언뜻 보기엔 고구마와 크게 다를 바 없어서 그냥 같이 넣고 쪘어요. 그런데 그 ‘고구미’라는 게 저를 공격하기 위해 독이 들어있는 작물이었습니다. 당장 하나 먹었을 때는 큰 위험이 없지만 두 개, 세 개 먹게 되면 배탈이 날 수도 있어요. 어떤 경우는 고구미(고구마 아님) 하나만 먹어도 배탈이 날 만큼 독성이 강한 것도 있고요. 누군가 저를 노리고 고구미라는 것을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업데이트됐어요.
어떻게 업데이트됐냐 하면, 어느 기사를 봤더니 "고구마와 비슷하지만 위험한 작물, 고구미!!” 이런 기사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찬찬히 봤더니 헐.. 저한테 있는 그 작물입니다. 그래서 ‘고구마와 고구미를 구별하는 법’을 제 머릿속에 업데이트시킵니다.
그리고 저는 고구마 사이에서 고구미는 빼고 찜통에 넣을 수 있게 됐어요. 고구미는 당연히 버리고요. 그래서 저는 고구마만 쪄서 맛있게 먹었답니다.
해커들은 보통 이런 방식으로 해킹을 합니다. 원래 있던 프로그램에 요만한 틈을 노리는 것이지요. 보내는 데이터나 통신방식을 그냥 봤을 땐 큰 차이 없게 악성코드나 바이러스를 만듭니다. 그리고 그게 진짜 데이터(고구마)인 것처럼 보내요. 사용자와 프로그램(앱)은 업데이트되기 전까지 모두 눈치를 못 챕니다. 그렇게 고구마와 고구미를 같이 찌듯이 그 악성 데이터도 같이 들어갑니다. 당장은 큰 위험이 없을 수도 있지만 어떤 때는 한 번에 큰 위험이 터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개발자들은 업데이트를 통해 이런 조그만 차이를 잡아낼 수 있게 앱이나 프로그램을 바꿉니다. 당장 큰 위험이 없더라도 고구미를 두 번 세 번 먹으면 큰일 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막아놓는 것입니다. 사용자가 쓰기 편한 방식으로 프로그램도 업데이트되지만 많은 부분에서 이런 악성코드들이 못 들어오게 막는 것이 업데이트의 목적입니다.
지인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내가 베타 버전 사용자가 되는 것 같아서 싫어" 라던가, "업데이트하고 나면 잘 되던 앱도 동작 안 하더라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이런 점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휴대폰 앱들을 업데이트하는 경우는 더욱 그렇지요. 이런 경우에는 2~3일 지켜보고 업데이트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하지만 계속 안 하고 있으면 안 돼요. 업데이트 계속 안 하다가는 정말 고구미가 들어올 수도 있거든요.
그러니 귀찮고 불편해도 업데이트는 필수입니다. 업데이트 오래 걸려봐야 5분이잖아요?
오늘, 당장, 미뤄뒀던 업데이트를 실행하세요. 그래야 배탈 안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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